음악을 듣고 싶어? 듣고 싶겠지.
추방당한 이의 음악을 들려주지.
나의 애마여.
우린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호송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
잘 있어라, 등대여.
라~라~라~라~라~라라!
사람들 말이 맞았어.
넌 알다가도 모를 존재야.
잘 있어라, 바다여. 인정하자
그녀는 날 사랑했어.
바로크 시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라~라~라~라~라~라라!
어디에 계세요?
모두 당신 음악에 미쳐있어요.
나도 그리스에서 듣고 있죠.
여긴 왜 왔죠?
아이들이나 돌볼 일이지.
난 적어도 볼일이 있었어요.
아버지를 죽이려 했거든요.
페~~~드라! 페~~~드라!”
Goodbye John Sebastian :
자동차의 굉음과 함께 Alexis (Anthony Perkins)의 목소리가 들리면 삶도, 사랑도, 죄도, 영화도 모두 벼랑에 이른다.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가 희미하게 울려퍼지고 Alexis는 혼자서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부르짖는다.
그리스 신화에서 히폴리토스는 해안을 따라 이륜마차를 타고 달리다 갑작스레 나타난 괴물에 놀란 말들이 날뛰어 마차가 부서지고 자신도 죽는다.
신화 속에서 그는 아르테미스의 도움으로 다시 생명을 얻지만 Alexis에게 그런 기회는 오지 않는다.
영화 줄거리 :
한국에서는 "죽어도 좋아" 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이영화는 지난 60년대 처음 공개되었고 정상보다는 비이성적인 자극을 원하는 일반 대중의 기호를 충족시킨 금단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스 최대의 선박회사 운영주의 딸 페드라. 그는 부친의 정략 결혼에 따라 선박업계의 청년 실력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혼남인 타노스와 결혼한다.
애당초 마음에도 없는 결혼생활에서 그녀에게 새로운 삶의 열정을 느끼게 한 것은 타노스와 그의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장성한 아들 알렉시스. 페드라는 알렉시스를 본 순간분터 강렬한 사랑을 느끼고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깊어간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동은 타노스에게 발각돼 (아니, 페드라가 남편에게 제 입으로 고백하던가?) 아들 알렉시스는 혹독한 체벌을 당하고 쫓겨난다.
약혼자가 있었던 알렉시스도 의붓어머니와의 관계가 성립될 수 없음을 깨닫고 절망에 빠져 자동차를 몰고 자살을 선택한다
신화 :
고대 아테네를 통치하던 테세우스는 뛰어난 용맹성으로 주변 국가의 영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갔지만, 이러한 외부의 평가와는 달리 왕비가 일찍 죽는 바람에 늘상 외로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테세우스는 이웃 국가인 크레타 왕의 딸 페드라를 새로운 왕비로 맞아들여 뒤늦은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페드라는 왕과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히폴리투스를 보고 영혼을 빼앗길 정도의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계모의 사랑이 인륜을 저버리는 것임을 알고 있는 히폴리투스는 페드라의 이 같은 유혹을 단번에 거절한다. 욕염(欲炎)에 사로잡힌 페드라는 히폴리투스에게 저주를 퍼붓고 결국 히폴리투스는 불의의 마차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음악 :
음악을 맡은 1925년생인 테오도라키스는 유럽에서 음악가로서 뿐만 아니라 정치 운동가로서도 주목받은 인물이다. 2차대전이 끝난 뒤 일어난 그리스 내전 중에 그는 좌파로 활동했고, 결국 조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면서 음악 활동을 해야 했다.
61년에 조국 그리스로 돌아와 ‘희랍인 조르바’ 등의 음악을 작곡했지만 67년부터 70년까지는 다시 군사 독재 정권에 의해 감옥 생활을 했다.
군사 정부는 그의 음악을 모두 금지시켰다.
감독:
줄스 닷신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사회비판적인 갱스터 영화를 제작하다가 1950년대 매카시즘의 바람을 피해 유럽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영화 <죽어도 좋아>이다. 오이디프스 컴플렉스의 영화 <사이코>에서 이미지를 굳힌 안소니 파킨스가 선병질적인 젊은이의 연기를 보여준다.
페드라를 연기했던 멜리나 메르쿠리는 이국적인 외모와 매혹적인 발성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후에 그리스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