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무당 사회에서 말하는 대감은 사람이 아니고, “집·터·나무·돌 따위에 붙은 귀신”을 가리킨다.
주로 집터를 관할하는 신으로 터줏대감이라고도 한다.
터주란 집터의 주인이란 뜻으로, 성주(成主)가 주로 집의 건물을 지키는 신인데, 터줏대감은 집의 터를 지키는 신이다.
대감신을 잘 모셔야 집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감은 주로 집의 재물운을 돕는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잘 모시면 재물운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대감신은 제물(祭物)을 좋아하여 잘 모시려면 제물을 많이 바쳐야 한다.
"욕심많은 내 대감/ 탐심많은 내 대감/ 앞다리 선각(先脚)/ 뒷다리 후각(後脚)/양지머리 걸안주, 왼시루 독반을 받던 내 대감"이라는 무가(巫歌)에서 대감신의성격이 잘 나타난다.
무녀는 시루떡을 머리에 이고, 우족(牛足)을 들고 춤을 추면서 집터를 돌며 게걸스럽게 술을 마시는 등 욕심많은 대감신의 태도를 행위로 나타낸다.
대감신에게 제물을 많이 바치면 그만큼 재물이 많이 생기고, 안 바치면 재물운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영임 - 대감놀이
재수굿 또는 경사굿이라는 12거리에서는 대감놀이가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전체 굿을 대감놀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놀이라는 것은 대감신을 즐겁게 놀린다는 뜻이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제물과 무악을 준비해야 한다.
처음 전립(안올림벙거지)을 쓴 무당이 삼지창과 청룡도(靑龍刀)를 들고 무악과 함께 춤을 춘다.
이어 칼을 놓고 꽃부채만을 든 채 우족을 얹은 대감시루를 머리에 인다.
그리고 뒤뜰에 있는 터줏가리(터주신)에 술을 붓고 절을 하면서 뒷마당과 앞마당을 돌아, 다시 굿청 앞에 와서 시루를 인 채 우족을 들고 계속 춤을 춘다.
술을 뿜기도 하고 제물이 적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대감공수[神託]를 준다. “어허구차 욕심많은 내 대감/ 탐심많은 내 대감/이골 안 도장대감/ 살륭부군대감 아니시리/ 욕심이 많고 탐심이 많아서 대양푼에 갈비찜을/ 소양푼에 영계찜을 받으시던 내 대감인데 이것이 다 무엇이냐/ 얻어다 놓았느냐 훔쳐다 놓았느냐/ 뿌연 막걸리 한 잔/ 원산 말뚝(북어) 하나 없구나…
그렇지만 우리 대감이 재수사망을 섬겨주마” 하는 말에 이어서 무당이 대감타령을 부른다.
"어떤 대감이 내 대감이냐/ 높은 산에 눈 날리듯/ 얕은 산에 재 날리듯/ 억수 장마비 퍼붓듯 대천 바다 물밀듯이 재수사망 섬겨주마/ 얼씨구 좋구나 절씨구…" 하고 무가를 부르며 부채를 가지고 휘저어서 안으로 불러들여 주부의 치마폭에 담아주는 시늉과, 우족을 가지고 긁어모아서 주부에게 주는 시늉을 하여 재물을 밖에서 안으로 들여 넣어주는 행위를 한다.
대감타령은 창부타령과 함께 일반에게 알려져 있다.
관서 ·관북지방의 무속에도 대감굿이 있으나 서울 ·중부지방의 무속만큼 터주신의 성격이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무장(武將)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편이다.
본시 대감이란 말은 신라 때 무관(武官)의 명칭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서울 ·중부지방의 대감놀이에도 무당이 무장(武裝)을 하는 것을 보면 무관의 성격이 있는 것 같다.
경기 양주 소놀이굿의 일곱째 거리도 대감놀이라 하며, 이 거리의 끝에서 창부타령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