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temps des cerises (체리가 익는 계절)

체리가 익을 무렵이면
쾌활한 나이팅게일과 개똥지빠귀는
신이나 흥겨워지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의
가슴은 터질듯 부풀고
연인들의 가슴은 뜨거워진다.
체리가 익을 무렵이면
개똥지빠귀의 지저귐은
더 한층 높아만 간다.

하지만, 체리의 시기는 짧고
둘이 함께 꿈꾸며
귀걸이를 따러가는 계절은
꼭 같은 옷을 입은 사랑의 체리가
핏방울처럼 나뭇잎 그늘에 떨어진다.
허나, 체리가 익을 무렵은 짧다
꿈꾸며 산호색 귀걸이를 따는 계절은.



마담 지나 - 체리가 익는 계절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으로 1992년 개봉된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에서 마담 지나가 부른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배경을 모르고 들으면 그저 아름답고 감미로운 사랑 노래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이 노래에는 파리 코뮌 당시의 슬픔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1870년 통일 독일을 이루려는 프로이센과 이를 저지하려는 프랑스와 벌어진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하고 베르사유 평화협정을 맺자 파리 시민과 노동자 계급이 1871년 봉기하여 자치정부인 파리 '코뮌(Commune)'을 세웁니다.

하지만 코뮌의 봄은 그리 오래가지못했고 프로이센의 지원을 받은 임시정부군이 코뮌을 진압하고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집니다. 파리의 거리 전체를 체리 빛깔처럼 붉게 물들인 이 전쟁은 프랑스의 역사에서 '피의 일주일'로 기록됩니다.

체리가 익어갈 무렵 Le Temps Des Cerises의 가사는 프랑스 시인 '장 바티스트 클레망(Jean-Babtiste Clement)'에 의해서 파리 코뮌 당시 가사가 붙여졌는데 그는 코민의 지도자 중 한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코뮌의 마지막 날인 5월 28일 정오 클레망은 퐁텐-오-루아 거리(Rue de la Fontaine-au-Roi)에서 도주를 거부하고 바리케이드 사이를 뛰어다니는 스무살 초반의 루이즈 Louise를 만나게됩니다. 간호사로서 도울 일을 자원해 왔던 루이즈에게, 생명이 위험하니 돌아가라고 했지만 루이즈는 꿋꿋하게 부상병들을 돌봅니다.

클레망은 그녀와의 재회를 꿈꿨지만 그것은 실현되지 못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아비규환 속에서 결국 헤어지게됩니다. 클레망은 다행히도 정부군의 학살에서 살아남아 런던으로 망명하게되고 그 후 '체리가 익어갈 무렵/체리의 계절'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헌사와 함께 루이즈에게 헌정합니다.

“1871년 5월 28일 일요일 퐁텐 오 루아 거리의 구급요원이었던 용감한 시민 루이즈에게.